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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1900선 훼손 기간은 짧다

2012년 10월 27일 4611
KOSPI가1900선을 하회했다.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시기 불확실성과 대내외 실적부담 등이 하방 변동성을 키운 결과로 보여진다. 하지만 악재들 대부분이 기존에 알려진 상태이고, 이 역시 패닉을 몰고 올 정도는 아니다. 주말 KOSPI 1900선 하향이탈은 오를 자리에서 오르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과 매수주체 공백이 빚어낸 단기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투자심리를 역전시킬 만한 모멘텀 부재로 반전을 꾀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1900선 훼손 기간은 짧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는 유럽과 실적이다.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처리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초 지방선거 이후 스페인과 트로이카간 구제금융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치와 거리감이 생긴 것이다. 다만 스페인의3분기GDP는 전분기 대비-0.4%로5분기째 침체국면이고, S&P는 스페인 지방정부5곳의 신용등급을 강등 조치했다. 스페인 정부로서는 구제금융을 받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의미이다. 스페인 국채금리가 기존에 구축된 방화벽(ESM, OMT 등) 덕분에 하향화된 모습이지만 구제금융 수용이 지연될수록 언제든 금리는 고개를 쳐들 수 있고, 이로 인해 차환 리스크는 크게 불거질 것이다. 일정상 11월 유로존 재무장관(12일) 전후로는 어떻게든 구제금융 처리의 윤곽이 구체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증시는 실적부담 영향권에 들어있다. 미국경제는 확연해진 주택지표 회복으로08년 금융위기 당시 대거 잃어 버렸던 건설 부문에서의 고용 창출 전망과 이에 따른 소비개선을 통해 경기 선순환 기대감이 유효하다. 하지만 양호한 경제지표는 실적부담에 가려져 호재로써 제대로 된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듀폰 등 경기를 선도하는 기업의 주가의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고, 더욱 좋지 않은 것은 주요 기업들의4분기 전망치가 보수적으로 잡히고 있다는 점이다. 4분기 실적 전망치가 보수적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가 유럽 불확실성 때문일 테고, 결국 스페인과 그리스 문제 처리가 선결되어야만 실적 부담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대선 이후 불거질 재정절벽의 불확실성이 연말 소비시즌 특수 기대감의 선제적 반영을 다소 저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렇다고 현재 시장변수가 부정적 일변도는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미국경기의 회복기조는 뚜렷해지고 있다. 3분기 미국의GDP 성장률(예비치)은2.0%(연율)를 기록, 2분기(1.3%)는 물론 예상치(1.8%)를 웃돌았다. 유로존에서는 스페인 구제금융에 앞서 그리스 문제가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트로이카와 추가 지원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그리스는 스페인의 경우(구제금융 범위)와 다르게 기술적인 문제에 가깝다. 예컨대 추가 지원 금액(300~320억 유로)이 결정된 상태에서 긴축 시한 연장(2014년에서2016년)이 최대 관건이다. 머지 않아 그리스의 새로운 긴축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를 기반으로 트로이카와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양대 축(스페인, 그리스) 가운데 한 가지는 해결될 컨센서스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중국경제에 대한 중립적 시각으로의 전환도 주식시장의 하방 위험성을 줄여줄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M2 증가율이 소폭 반등했고, 10월 HSBC제조업 지수는 기준선(50)을 밑돌았지만 지난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리고 뒤를 이어 10월 PMI 제조업지수(11/1일 발표)는 2개월 연속 개선세가 예상되고 있다. 3분기 최악의 성장률(7.4%)를 보인 중국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닥권 통과가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변모될 수 있겠다.
 
원화강세는 속도조절에 들어갈 전망이다. 연중 최저치 수준을 기록중인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원칙적으로 통화강세는 해당국 펀더멘탈을 상징하므로 결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최근 원화강세는 국내 펀더멘탈보다 주요국 양적완화에 따른 영향력을 더욱 반영되고 있다는 보는 게 맞을 게다. 때문에 대외 불확실성으로 가뜩이나 열악해진 국내 수출여건에 부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 수출 경쟁력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수출 품목이 다수 겹치는 원/엔 환율이 더욱 중요하다. 현재와 같이 원/엔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이상 원달러 환율이 수출 경쟁력의 결정적인 변수는 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심리적 지지선(1100원)이 깨지면서 당국의 미세한 시장개입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판단된다.
 
KOSPI가 PER 8배, PBR 1.05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밸루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것이다. 물론 실적변수로 인해 밸루에이션 신뢰감이 확고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정도면 유럽사태로 패닉에 가깝던 지난5~7월 장세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에 비해 한층 강화된 유럽 방화벽과 스페인과 그리스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고, 처리과정에 있다는 점을 참조해야 한다. 수급적으로도 외국인 매도(10월-1조원)가 멈추지 않고 있지만 5~7월 당시(7월말 드라기 총재 유로존 발언 직전까지5.6조원 순매도)와 같이 안전자산 선호도가 급격히 증가할 정도는 아닐 것이고, 고비 때마다 빛을 발하는 연기금 매수기조(5~7월9.3천억, 10월5.7천억)를 믿을 만하다. 1900선 훼손을 단기적으로 볼 수 있는 정황들이며, 따라서 현재 구간을 매도 타이밍으로 삼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