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구제금융 이슈에 대해서 시장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구제금융을 기정사실로 인식했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빠른 구제금융 신청은 악재 노출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 차원에서 긍정적인 대목이지만 이것 또한 시간을 벌기 위한 미봉책일 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시장의 회의적 시각은 위기국가들의 국채금리 추이에 그대로 반영된다. 특히 구제금융 당사자인 스페인의 국채금리(10y)는 유로존 출범 이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독일 국채금리와 스프레드도 확대되었다. 구제금융 소식에도 불구하고 안정감을 찾지 못한 체 국채금리가 오히려 상승하는 불안한 모습이 연출되는 이유는 구제금융 방법론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구제금융 재원이 ESM을 통해 투입될 경우 채권 변제 선순위 조항에 의거 기존 선순위 채권자들이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국채수요가 감소하고,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절차상 향후 외부 기관의 실사를 거쳐 구제금융 지원규모와 구체적인 방법이 6월말쯤 되어야 확정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구제금융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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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재정위기는 단일환율 사용에 따라 누적된 구조적 부작용의 산물이다. 2000년 이후 독일은 단위노동비용과 주택가격이 안정적이었던 반면 남유럽 국가들은 부동산가격 상승과 임금상승에 의해 수출경쟁력이 저하되며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되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강도 긴축은 물론 성장촉진을 유도할 수 있는 구조개혁이 동반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제대로 된 방화벽 구축을 통해 금융시장에 신뢰를 확보하고,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역내 회원국간 경쟁력 격차를 축소하고, 경제정책의 긴밀한 조율을 위해 유로본드 도입을 포함 어떤 형식으로든 일정수준의 재정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은행동맹과 재정동맹을 아우르는 그랜드플랜이 구체화되기까지 시간 소요가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은 당장 눈앞에 다가온 정치 및 정책 이벤트 결과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변동성을 수반한 비추세 등락 과정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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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일정상 첫 번째 관문은 위기확산의 단초를 제공한 그리스 2차 총선 결과다. 지난 5월 군소정당에 머물렀던 시리자가 2당으로 약진하면서 연정구성이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시리자가 집권당이 되어 기존 긴축안 철회를 주장한다면 EU/IMF와 갈등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유로존 탈퇴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자칫 무질서한 디폴트로 진행된다면 1조 유로 이상(IIF 추산)의 직간접 손실 비용을 초래해 금융시장은 더욱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누차 언급했듯이 우리는 설사 시리자가 집권을 하더라도 극단적인 선택 가능을 낮게 본다. 현재로서는 득표율 제고를 위해 긴축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국민 80% 이상이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고 있어 선거 이후 반긴축 강도는 유연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