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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스페인 구제금융으로 인한 기대와 한계

2012년 06월 11일 4598
지난 9일 PIGS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스페인까지 결국에는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유로존 회원국(17개국) 가운데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이어 4번째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자국 은행권의 부실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구제금융 요청에 EU도 이를 즉각 수용하여 10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유로그룹 성명서 내용에 따르면 구제금융 대상은 스페인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으로 FROB가 구제금융을 수령해 개별 은행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는 과거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처럼 위기국가에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정부가 은행을 구제하는 방법과 차별성을 지닌다. 또한 구제금융 전제조건으로 강력한 긴축재정과 구조조정을 정부가 책임져야 했던 것과 달리 지급조건 이행 의무는 은행에 국한된다. 다시 말해 스페인의 구제금융은 이전 사례에 비해 고강도 긴축과정에서 민심 이반을 겪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스페인 측에 유리하게 적용된 조치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지원금액은 실사를 거쳐 최종 결정되겠지만 지원규모에 대한 평가도 현재까지 긍정적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구제금융 규모는 최대 1000억 유로(146조원)으로 제시되었는데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필요자금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IMF가 최근 발표한 공식 보고서에 의하면 스페인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Core Tier1, 7%) 결과 올해와 내년 예상되는 잠재적 손실규모가 731억 유로, 이에 따른 실제적 필요자금을 최대 371억 유로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지원규모로 인해 뱅크런 우려를 단기간 완화시키는 동시에 6월말까지 예정된 자본확충 역시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장은 이미 가파른 가격조정을 통해 그리스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물론 스페인으로 전염을 미리 선반영한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은 악재의 노출 차원에서 불확실성 완화 시그널로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를 유로존 리스크 궁극적인 해소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도 상존한다. 과거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경험했듯 구제금융 지원이 최종적인 문제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경우 정부주도의 긴축 의무가 없고, 예상을 상회하는 지원규모로 인해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향후 부동산을 포함한 잠재적 부실 규모 확대, 정부부채 증가와 재정악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지원규모와 관련된 논란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IMF 추산액과 달리 민간기관의 경우 자기자본비율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아 최대 1000억 유로 이상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구제금융을 통해 유로존에 대한 리스크 수위는 단기적으로 완화되겠지만 위험자산 선호도가 기조적으로 변했다고 보긴 어렵다. 주초 반등 이후 주 후반으로 갈수록 그리스 총선 결과에 대한 관망심리가 높아지며 반등 탄력 둔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