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변수는 그리스 문제의 진행 방향이다. 그리스 처리에 대한 시나리오는 최악과 중립으로 나뉜다. 현재 시점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를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유로존 문제는 정치, 금융, 경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한꺼번에 해소될 사안이 아니고, 특히 정치변수에 대한 예측력의 한계성 때문이다. 다만 KOSPI는 그리스라는 동일 변수에 의해 낙폭을 키웠다. 그런 만큼 그리스 문제가 최악의 시나리오만 피해 중립적으로만 선회하더라도 지수의 반발력은 커질 것이다. 먼저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와 유로존을 탈퇴하는 경우로 이는 그리스만의 개별 악재에 그치지 않다. 그 파장은 이내 포루투칼과, 스페인 등으로 전염되고, 결국에는 글로벌 신용위기로 확산될 위험성이 크다. 최근 목격되는 유럽은행 뱅크런이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 뿐만 아니라 스페인으로 전이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의 스페인 은행들에 대한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조치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 금융권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는 전조곡에 해당되는 셈이다.
이번에는 그리스 문제의 중립적 선회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그리스와EU 모두에게 결코 실리적이지 않다. 영국 경제경영센터(CEBR)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비용을1조달러(유로존GDP의5%)로 추정한 가운데 그리스 내부적으로는 환율(드라크마) 폭락으로 심각한 인플레와 직면, 고통수위가 심화될 게 자명하다. 다만 6월2차 총선에서 승리가 점쳐지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와 그리스 국민들도 이러한 심각성을 모를 리 없다. 이를 반영하듯 그리스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좌파가 우세한 반면80% 정도는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6월 중순 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서 중도우파(신민당)의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설사 예상대로 좌파당이 승리하는 경우에도 유로존 탈퇴가 기정사실화되기보다 트로이카(EU, ECB, IMF)와의 재정긴축강도 완화 등의 협상용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단기 분수령은 EU 특별 정상회담(23일)이 될 전망이다. 앞서 EU가 긴축완화 가능성을 시사했고,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에서는 긴축과 함께 성장의 필요성을 공유했다. 그리스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 유로존 위기 해법으로 현행 긴축 일변도에 성장이라는 유연성을 주기 위한 정책 조율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공유될 것이다. 결국 그리스 문제는 디폴트 자체보다 대응책 마련에 얼마만큼 속도가 붙느냐 여부가 중요하고, 같은 맥락에서 이번 EU 특별 정상회담에서 정책변화 가능성의 힌트가 주어질 지 여부가 매우 중요해 보인다.
수급측면에서 외국인의 보수적 스탠스는 유지될 것이다. 올해1월~4월까지 외국인 자금 유입규모는11조원.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유럽계 자금이고, 5월 들어3조원 규모 순매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재정위기 당시와 유사한 모습으로 구체적인 대응책이 가시권에 들어올 때까지 유럽계 자금 위주로 수급 저항은 지속될 가능성이 놓다. 개인과 연기금 등 국내자금의 매수세 유입이 예상되지만 외국인 수급의 변화 없이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결국 그리스 총선 결과가 나오고 정책대응의 윤곽이 잡혀갈 6월 중순까지는 펀더멘탈보다 심리에 민감한 국면이 예상된다. 시장대응은 중소형주 또는 낙폭과대주(산업, 소재주)에 대한 트레이딩 정도로 변동성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