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치 않은 연초 증시환경, 시간 지날수록 불확실성 완화 기대
2011년1월, 2063pt를 시초가로 화려하게 출발했던 KOSPI는 1825pt로 마감하며 11% 정도 하락률을 기록, 전형적인 상고하저 패턴을 보였다. 대내외를 가리지 않는 무수한 악재 출현 속에서 이 정도면 선전했다는 평가도 가능하겠지만 리레이팅을 기대했던 연초 분위기를 떠올리면 아쉬움이 더 크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신묘년을 역사의 뒤안길로 남겨놓고 흑룡의 해로 불리는 임진년이 서막을 알린다. 새로운 출발은 기대를 동반하지만 증시여건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바로 눈앞에 PIGS 의 대규모 국채만기가 대기 중이고, 올 한해 투자자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또는 예상은 했지만 예상범주를 벗어난 호재와 악재들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불확실한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일은 험난하고, 고통을 수반한다. 그러나 현재 불확실성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는 해결되거나 적어도 강도가 약해지기 마련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일 것이다.
저성장에 직면한 글로벌 경제, 신흥국 선전으로 더블딥에 빠지지는 않을 것
유수 전문기관을 통해 발표된 올해 경제전망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용어가 있다. 바로 저성장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결과 국가부채의 급격한 증가가 세계경제의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었다. 특히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 과정에서 발생한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확대 재생산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그로 인한 파급력이 실물경제에도 점차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이다.
선진국 경제의 경우 민간부문 성장동력 약화로 정부차원의 정책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그 실효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실물과 신용간 악순환에 따른 저성장 가능성이 높은게 사실이다. 신흥국 경제 역시 선진국 경기부진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성장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선진국대비 양호한 재정여건을 바탕으로 구조적인 성장률 둔화를 상쇄할 정책여력 충분하기 때문에 선진국과 일시적인 디커플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유로존 재정위기 파급경로에 따라 매크로 여건이 가변적일 수밖에 없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차별적인 경기흐름으로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 주요 이슈 진단 -
글로벌 불균형 및 환율갈등은 현재 진행형
세계경제의 성장축이 신흥국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선진국과 신흥국간 경기 격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선진국의 재정악화로 인해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글로벌 불균형과 선진국 재정위기는 환율전쟁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환율전쟁의 핵심 당사자는 바로 G2(미국과 중국)다. 달러화 약세에도 중국정부가 위안화절상 속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자 미국은 지난10월 통화환율감시개혁법을 승인한바 있다. 동 법안은 교역상대 국가가 환율조작을 통해 수출을 확대할 경우 해당국가 제품에27.5%까지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보복조치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골자이다. 그러나 실제 보복조치가 단행될 경우 중국 역시 내수시장에 진출한 美 기업을 압박하는 역공에 들어가거나 미국채를 대량 매도하는 맞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이 실제로 무역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 재정위기 첩첩산중, 상반기 Peak-out 가능성
현시점에서 주식시장 영향력이 가장 큰 핵심변수는 유럽 재정위기다. 지난 EU 정상회담에서 新재정협약에 합의함으로써 유로존 체제 유지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포괄적 지원체계의 큰 틀이 마련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정책대응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여전히 불협화음이 예상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더군다나 최근 유로존 중심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거쳐 그리스와 이탈리아 국채 익스포저가 많은 프랑스까지 그 여파가 확산 중에 있다. 유럽 재정위기 근본적 해법으로 유로본드 발행,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EFSF 대규모 증액 등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수단은 재정위기 국가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거나 중앙은행의 중립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독일과 ECB모두 반대가 심하다.
그러나 위기 확산은 동시에 정책공조를 강화시키기도 한다. 시기적으로 PIGS 국가의 대규모 국채만기가 내년 상반기 집중된 만큼1월 중(EU 정상회담) 유로본드 발행 및 ECB 국채매입 확대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가시화되면서 진정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재정긴축과 민간부문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할 것이다.
트리플 A등급의 붕괴, 다음 타켓은 프랑스
작년 8월 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재정감축 방안에 대한 슈퍼위원회 합의가 무산되자 또 다른 신평사인 피치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더라도 처음 강등을 당했던 시점과 같은 충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차례 신용등급 강등을 경험한 내성과 함께 미국채를 대신할만한 마땅한 채권이 많지 않아 미국채는 여전히 안전자산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럽이다. 트리플 A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유로존 국가 중 정부부채 규모가 크고, 재정위기국가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은 프랑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익스포저는 유럽내 최대수준으로 소버린리스크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프랑스 은행권의 신용리스크도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정부지원 부담 가능성에 따라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될 경우 그 여파가 EFSF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져 구제금융 자금조달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대상이다.
2012년은 글로벌 선거의 해, 불확실성과 기대가 혼조
2012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중국 지도부 교체는 물론 유럽과 한국의 총선 및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기존 정책의 지속성과 효율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정권이 교체될 경우 정책변화가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변수이다. 일반적으로 선거는 주식시장에 리스크를 제공하기보다 기회요인이었던 사례가 많았다. 과거 경험상 재집권을 위한 기존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재정부담과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신흥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정여력을 기반으로 경기부양 및 내수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5세대 지도부는 2011년부터 시작된 12차 5개년 계획을 이행하는 동시에 안정적 성장과 내수확대를 통한 균형발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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