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4] 추석이 준 선물
2011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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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변화가 있었던 연휴기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얻은 국내 증시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이 있는 도시의 시대에 추수의 감사함과 풍성함을 깊이 느끼는 추석의 의미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추석은 언제나 추석이다. 그러나 이번 추석은 휴일과 여유를 준 것 외에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대외변수의 영향력에서 잠시 벗어나 상황을 지켜 볼 수 있는 시간도 주었다. 이번 추석이 준 또 다른 선물로 생각한다.
지난9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에 관한 의회연설 이후 긍정적인 방향성 형성을 기대했던 글로벌 증시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감 증폭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출렁였다. 최근 관심을 받은 어떤 정책변수가 매듭지어지고 긍정적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에서 거의 동시에 새로운 부정적 변수에 주목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지난 미국 민주, 공화 양당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직후 미국 더븝딥 우려와 신용등급 한 단계 하향으로 부채한도 협상 타결의 긍정적 영향력이 빠르게 배제되었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 관련 의회 연설을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기다려 오고 글로벌 증시의 변환점으로 기대해 왔지만 그런 기다림과 상관없이 의회연설 이후 바로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는 급락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연휴기간으로 인해 국내 증시는 유로존 문제 충격에서 잠시 벗어나 있을 수 있었고 시장의 반응을 제한적이지만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생각할 수 있는 각본은 거의 나온 상태, 선택만이 남아 있을 뿐
아마도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유로존 특히 그리스 국채문제로‘언제까지’시장이 영향을 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해결 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오래된 질문에 많이 지쳐가고 있을 것으로 본다. 이대로 가면 유로존이 붕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언급은 이제 큰 반향을 갖지 못하는 상태이다.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것은 없다. 이젠 선택의 문제이다. 현재까지 나온 정황을 보았을 때 향후 전개될 유로존 문제해결 과정을 전망하는 것은 ‘내기를 거는 것’과 비슷한 성격으로 된 부문이 있지만 최대한 변수를 단순화 시킨다는 의미에서, 프랑스와 독일 및 몇 몇 유럽 선진국들의 부(富) 혹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부는 유로존 국가 부채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기에 부족하지 않으며, 예상치 않은 위르겐 슈타그(독일) 유럽중앙은행 이사의 사임으로 독일이 그리스 지원을 포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독일이 적어도EMU 해체를 원하고 있지는 않다는 두 가지는 전제로 하고자 한다.
향후 유로존의 변화할 수 있는 각본(그리스 만의 유로존 탈퇴, 유로존 전면적 해체, 유로존 유지)에 대해선 언론을 통해 많이 언급되어서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전개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주는 요소는 그리스의 재정건전화 노력 이행 여부와 그리스 디폴트 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로의 위기확산 방지로 불 수 있다. 다시 말해 지금이라도 그리스 정부와 국민이 재정긴축 일정을 성실히 수행하고 위기 극복의 의지를 보여준다면 그리스 국채문제 해결은 무난히 해결가능하고, 그리스 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지 않거나 확산 되더라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 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리스 국가부채 문제는EMU 내의 작은 역내 문제에 불과하게 된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ECB와EMU 회원국들은 유로존 국가의 국채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다음과 같이 풀어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첫째, 이탈리아, 스페인에게는 완화된 지원, 그리스에게는 강력한 압박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오는15일 약222억 유로의 국채만기를 앞두고 있는 이탈리아는 긴축재정 안 승인 등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실제 노력을 진행 중이며 오늘11월 신임ECB 총재로 임명 예정인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명확한 재정건전화 노력을 전제로 그리스 디폴트 영향력이 이태리로 확산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부펀드(CIC) 회장의 로마 방문으로 부상한 중국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 기대감도 그리스 문제의 남유럽 확산 방지에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ECB가 이탈리아, 스페인으로의 위기 확산 방지를 계속 하더라도 아직 두 국가의 국가부채 위기는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점까지 그리스에 대한 지원은 계속 진행 될 가능성이 크다(9/14일 그리스 구제금융6차분 지원협상 예정EU/ECB/IMF). 그러나 부동산 특별세 및 정부자산 매각으로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려는 그리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유로존 국가의 신뢰를 상당히 잃은 그리스는 향후ECB와EMU 회원국들의 재정긴축에 대한 더 강해지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그리스를 제외한 유로존이 어느 정도 심리적 안정을 찾은 뒤에는 유로존 퇴출이냐 재정긴축 이행이냐를 놓고 선택을 강요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국면에선 그리스의 단계적 디폴트도ECB에서 용인 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 정부와 국민의 이행노력은 현재 그리스 지원의 가장 큰 명분이므로 지원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든ECB는 이 명분을 얻어 내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향후ECB와EMU 회원국들의 정책결정과 집행에서 ‘강제성’ 이라는 개념이 제한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이고 개별 국가들의 정책 독립성과 유로존 위기라는 현실론을 절충시킨 어느 지점에서 이러한 개념이 합의될 것으로 본다. 유로존 문제 해결에 효율성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재정통합 등 구체적인 모습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토니 블레어 전 영국수상(통합 유럽연방 대통령에 많은 관심이 있음),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수상 등이 유로존 문제 해결 방안으로 유럽연방 개념의 통합정부를 주장하고 있지만 흐름이 그렇게 간다 하더라도 아직 현실화 되기에는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할 문제이다.
넷째, 정황상 미국이 유로존 문제해결을 위해 유로존과 정책공조를 하려는 생각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 은행들의 유럽에서의 단기 자금 유출로 인한 불안감 및 단기자금 시장 경색 심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금융기관과 프랑스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은 미국 금융기관의 단기자금 회수의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비록 미국이 정책공조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유로존 붕괴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유로존 문제해결의 걸림돌인 유로존 단기자금 경색의 원인제공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다만 미국 및 프랑스 은행 신용등급 하향 이슈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미국 단기 투자자들의 ‘준동(蠢動)’으로 인한 불안감 상승이 현재로선 증시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유로존 문제 해결과정 흐름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앞서 얘기 했듯 유로존 국가들의 선택 문제이다. 다만 확실 한 것은 유로존 회원국 누구도 과감히 유로존을 해제하거나 하자고 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 는 없어 보인다. 어떠한 상황을 맞닥뜨릴 용기가 없다면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할 용기가 발휘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유로존 국가들이 유로존을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할 용기 발휘를 기대해 본다.
충격을 받겠지만 소나기는 피할 수 있을 것
국내 증시는 연휴기간 동안 하락한 유럽 및 미국 증시 불안감에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하락하지 않은 폭만큼 바로 내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15일 이탈리아 국채만기 및16일 예정된EU 재무장관회의 등 의 결과를 지켜보며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코스피1,750P~1,800P 사이의 하방 경직성 형성이 중요한 구간이며, 부각된 이슈와 반응으로 보았을 때 유로존 관련 불안심리는 정점에 가까워 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휴 이후 몇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불안감에 빠진 한 주를 맞이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