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 예언보다 상식이 필요한 때
2011년 0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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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에 기반한 기다림은 보답을 준다
냉면은 여름철 대표음식이지만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근처에 냉면집이 있었다. 흔히 얘기 하는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하고는 좀 거리가 있었던, 약간 허름한 공간에서 학생들이나 동네 사람들 대상으로 냉면을 팔던 곳이었는데 맛은 약간 매웠지만 입에 잘 붙는 맛이었다. 용돈이 좀 있을 때 친구들과 떡볶이 대신 가끔 먹으러 갔던 분식집 분위기의, 말 그대로 평범한 냉면집(냉면만 판매)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얼마 전 어느 일간신문에 서울에서 맛있는 냉면집 순위를 매긴 기사를 보았는데 전통 있는 쟁쟁한 명성의 냉면집들 사이에 그 때 초등학교 근처의 냉면집 이름이 올려져 있는 것으로 보고 상당히 놀랐다. 물론 순위는 바닥권이었지만 그 순위에 올라간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직도 그 냉면집은 성업 중이고30여 년간 가게 위치만 조금 바뀌었을 뿐 크게 변한 것은 없는데, 실제로는 같은 이름의 냉면집으로 내가 아는 곳만 분점이 두 군데나 생겼고 둘 다 흔히 얘기 하는 부자동네에 자리잡고 성업 중이다. 초등학교 시절, 냉면이 이렇게 국민적 음식이 되리라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 냉면집이 이렇게까지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 때 그 냉면집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무엇을 생각하면서 계속 그 자리에서 영업을 했을 까 떠올려 본다. 직접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아마도 ‘1990년 대 이후 냉면이 정말 인기 있는 음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꾸준히 영업을 해서 미래에 큰 수익을 보겠다’ 든지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틈새를 ‘맵지만 단맛이 섞인 냉면’ 으로 공략하면 매운맛의 보편화로 나중에는 분명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든지 같은, 일종의 분석을 통한 예언에 기반하면서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영업을 했을 것 같지는 않다. 단지 가게에 찾아와서 냉면을 맛있게 먹고 가는 손님이 꾸준하고 자신의 업 이기 때문에 묵묵히 영업을 계속해오지 않았나 생각하고 지금은 그러한 기다림의 보답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 본다.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석과 비관적 예언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상식을 바탕으로 묵묵한 기다림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성을 회복하고 있는FOMC와 증시
지난8/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0~0.25%의 현재 금리수준을 적어도2013년 중반 까지는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3차 양적완화정책 시행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이번 회의는 예상했던 범주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 저금리 수준을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했던 것 에서 ‘2013년 중반까지’라는 확실한 기간을 정한 점이 이제까지의FOMC 회의 결과와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FOMC의 금리결정을 통해 몇 가지를 이해해 볼 수 있다.
첫째, 현재 미국 경제의 어려움은 유동성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얘기하고 있으며, 3차 양적완화와 관련한 시장의 익숙해진 기대에 끌려가기 보다는 현재상황에서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이성적 판단으로 보고 싶다.
둘째 표현상FOMC가 현재의 미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지난6월 회의내용 보다 좀더 부정적으로 바뀐 것은 맞지만 미국 경제 상황이2차 양적완화를 실시한 작년 11월 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바꿔 얘기하면 비록 경계선에 걸쳐져 있지만 미국 경제는 아직도 회복 선상에 있으며 ‘수렁에서 건져낼 때’ 사용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쓸 국면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2차 양적완화 정책 실시 결정 이후 미국 증시는, 경제가 추가 양적완화가 필요할 정도로 나쁘다는 인식으로 인해 오히려 단기 하락했던 것 과는 달리 이번FOMC가3차 양적완화 정책 실시 계획이 없다는 것을 발표한 뒤 다우지수는 하락 후 다시 재상승으로 마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작년 과는 반대로 그 만큼 미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측면을 찾으려는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것으로 보며, 증시의 이성적 측면이 조금씩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글로벌 경제가3차 양적완화로 인한 상품가격 상승을 견딜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이고 양적완화정책의 효과도 의심스럽다. 어쩌면FOMC가3차 양적완화를 실시한다는 소식만 언론에 얘기하고 실제로는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고 유동성 공급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증시는 상승할 지 모른다. 그만큼 지금의 국면은3차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한다’ 는 ‘소식’ 만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승 마감한 코스피와 코스닥, 주식 보유자는 기다림이 필요한 때
전일 프로그램 매도가 대규모로 나온 후 코스피는 상승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코스피 급락으로 최근 선물가격이 많이 하락(베이시스 악화)했고 지난6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매수차익잔고가 오늘 코스피 급등으로 인해 정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매수차익잔고 증가가 잠재적 부담이었기 때문에 전일 프로그램 매도는 향후 코스피 부담요소를 줄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이16,000억원 가량을 프로그램을 통해 매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차익프로그램 매도는 규모가 클 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진 않지만, 비차익 프로그램으로6,000억 정도 매도한 부분은 향후 외국인의 적극적 매수 동참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자문사 랩 계좌가 포함된 개인의 매수(15,560억원)가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는데 한국 거래소가 향후 랩 어카운트 주체를 구분해서 표시하겠다는 소식은 증시주체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 시장의 움직임이 역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또 한번의 투매도 가능하다. 다만 국내 유동성의 투매 우려감은 8/8일을 기점으로 개선세가 뚜렷하고 코스피, 코스닥 가격 이점이 상당히 두드러지고 있다.
거시적인 측면의 전망과 비관론자의 예언들은 당분간 계속 나오겠지만 지금은 국내 증시 가격 이점, 나올 수 있는 변수들이 이미 공개되어 있는 점, 국내 유동성의 내성 강화, 그리고 국내 경제와 기업들의 위기 극복능력 등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상식들을 믿고 묵묵히 견뎌야 할 시점으로 본다. 주식 보유자들은 기다림이 주는 보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신규 매수 대기자들은 분할 매수가 가능하지만 미국 시장의 흐름 확인이 다음주 정도 까지 필요하며 매수 비중 조절은 필수적이다.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금전적 손해와 투자 결정에 대한 자괴감이 시간이 흐르며 잘 극복되리라 믿고, 국내 경제와 증시의 체력이 이번 기회에 다시 확인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