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방향성 부재와 합리적 판단
2011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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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이 형성되기에 시간이 필요, 합리적 판단력은 오히려 증가
가끔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리면 사방이 꽉 막혀있는 듯한 느낌에서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를 때가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상황 예측의 어려움, 경험부족, 능력부족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심리적 위축이 그러한 느낌을 주는 것이라 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문제해결 과정에서 방향성을 잡기가 어려운 그 때가 합리적 판단력이 가장 잘 발휘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당시에 ‘합리적’ 이라고 생각한 판단이 시간이 지나면 ‘비합리적’ 인 것으로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예측을 기반으로 한 모든 판단에 적용될 수 있는 한계이다. 중요한 점은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사용할 수 있는 만큼의 모든 요소를 동원해서 가장 합리적 방안을 추출하는 ‘기능’이 잘 발휘된다는 점일 것이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면 합리적 판단이 순간적으로 쌓여 ‘영감’처럼 떠오를 때도 있을 수 있다.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있거나 상황이 좋을 때의 판단에 합리성이 부족한 경우가 있는 것을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일괄 적용은 힘들지만 현재 방향성이 형성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코스피의 움직임과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에서도 이러한 측면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본다.
합리적 선에서 무리하지 않는 매매주체의 움직임
5월 이후 부각된 그리스 국가 채무문제 및 미국 경기침체, 중국 긴축으로 인한 소비위축 등의 대외변수는 거의2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코스피에 영향을 주었지만, 5월 초 그리스 국채 만기가 가까워 오면서 그리스의 채권 상환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증가하며 달러/유로 환율이 급락, 국제 상품가격 하락으로 시작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증가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고 전일 코스피 또한 그 영향력 안에서 움직였다. 5월 이후 대외 변수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분석이 나왔고 미국 추가 양적완화정책 없이2차 양적완화 마무리, 그리스는6/30일 기한으로 재정긴축 안 의회통과 여부만 남겨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경우의 수 자체에 관한 불확실성’은 감소했지만 그리스의 결정적인 정책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방향성에 관한 불확실성’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국면은 시장 참여자들이 이미 나올 만큼 나온 분석과 전망을 바탕으로 각자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주요 투자 주체의 매매가 다소 위축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본다.
그리스 재정 긴축안 국회 동의는ECB와IMF 의 구제안과는 다른 성격
그리스 재정위기 변수는 말 그대로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지점에 와있다. 오는29일, 30일(현지 시각)까지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재정긴축안과 긴축실행안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상황과 사안의 중요성으로 미루어 볼 때 상당수의 시장 참여자들은 통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되어왔던 그리스 구제금융 관련 정책 선택의 주체와는 달리 이번의 결정은 그리스 내부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기 때문에 결정주체와 상황인식에서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진다는 점, 집권 사회당의 의석수가 과반의석에서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부결 가능성도 상당부분 열어두고 있다. 부결 되었을 경우에도 디폴트를 막기 위한 유로존 주도국가 및ECB, IMF의 짧은 긴급지원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국 그리스는 디폴트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그리스 및 유로존 국 가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시작 될 것으로 보이며 유로존 탈퇴도 포함한 또 다른 해결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로존은 그리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어진 범위 내의 능력과 의지를 현재까지 보여주었고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분석하고 전망했던 그리스 재정문제 해결과정은 여기까지의 범주를 의미했다. 이제는 그리스의 선택에 따라 그것이 작동할 수 있는 지의 여부가 결정될 국면이고 통과를 기대해 본다.
신중한 분위기 속 약간의 변화
그리스 재정문제 해결의 중요한 정책결정을 앞두고 현재, 코스피 주요 매매 주체의 움직임은 대략 신중함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개인의 경우 지난5월 이후 상승 시 매도, 하락 시 매수의 흐름을 대체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전일 매도(-2,168억원)대응도 장중 상승국면이 더 길었으므로 흐름상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당분간 코스피 박스권 움직임에서 매매를 하는 것을 현재로선 합리적인 시장 대응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리스 재정문제 및 미국 경기 등 대외변수에 대한 자신감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매수 규모와 꾸준함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난6/9 이후 지속 순매도를 보여주고 있고 대외 변수가 악화될 경우 매도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6월 이후 화학, 자동차, IT, 기계 업종을 제외한 업종으로는 순매수를 보였고, 중. 소형 주 또한 순매수를 보인 점으로 볼 때 현금 비중을 늘리면서 업종 및 시가총액 별 일부 저가매수에 가담하는 것이 적절한 시장 대응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투신은6월 이후 전일 까지5,500억원 순매수인데 대형주(2,221억원)와 중형주(2,603억원) 매수 비중이 거의 비슷하고, 자동차, IT를 제외한 철강, 금융, 화학 업종을 비롯 고른 업종분포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의 경우6월 간202억원 순매도로 대응했지만 중형주로는1,257억원 순매수하는 변화가 있었고 업종별 매수는 투신의 움직임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다. 신중하지만 꾸준히 주식비중을 늘리고 있는 모습에서 기존 대외변수 영향력 감소를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의 모습은 다소 의외인데 6월 이후 전일 까지 5거래일을 제외하고 꾸준한 순매수(5,079억원)를 보이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과거 외국인, 연기금, 투신에 비해 꾸준함이 부족한 점에서 달라진 모습인데, 대형주에 매수가 집중(4,885억원) 되어있고 업종별 매수는 고른 상황이다. 국기기관으로 분류되는 우정사업본부의 매매 규모가 6월 이후 증가한 것도 변화인데 주요 매매 주체의 신중한 매매 속에서 우정 사업본부의 프로그램 매매영향력이 커져서 코스피 장중 변동성이 증가했지만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는 긍정적이다. 전일 코스피는 종금의 순매도(-1,022억원)에도 일부 영향을 받았는데 전일 종금의 매도 규모는 지난 2007년 6/21일 2,179억원 매도 이후 가장 큰 규모이지만 연속성 측면에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보았을 때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하면 매매주체들의 신중함이 주를 이루지만 이것은 투자심리의 위축이라기 보다는 방향성이 정해지기 전에 나오는 합리적 판단에 의한 시장대응으로 보기 때문에 그리스 긴축안 통과 후 불확실성이 감소한다면 긍정적 코스피 움직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