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6] 객관식 보다 주관식으로 보자
2011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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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매도 및 국가 기관 프로그램 매매에 영향 받은 코스피
국가기관(우정사업본부)의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이 최근 정체를 보이는 코스피에서 다소 증가한 모습이다. 지난6/8 ~ 6/10 동안 국가기관은 대부분 프로그램 매도를 통해6,833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하락폭을 키웠으나6/13 ~ 6/14 사이엔3,384억원 순매수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전일에는 다시 장중 매도와 매수를 오가며 코스피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지난6/13일처럼2,030P 부근에서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로1,4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경우도 있지만 우정사업본부의 프로그램 매매는 기본적으로 증권거래세(증권매도 금액의0.3%) 면제 이점을 바탕으로 한 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기관, 개인, 외국인 등 주요 매매주체의 매매가 활발하지 않을 경우 코스피에 주는 영향력이 증가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증권거래세 면제는2013년1/1일 까지 면제될 예정이기 때문에 우정사업본부의 프로그램 매매는 상당기간 시장에 영향을 주겠지만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고 매매 규모 또한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므로, 국가기관 프로그램 매매로 움직인 부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국가기관의 프로그램 매매보다6/8 ~ 6/10까지13,551억원 순매수 했던 개인이6/13일부터 전일 까지7,728억원 순매도로 대응한 부분이 코스피에 더 큰 변수로 작용했다. 코스피 조정 시 조금씩 유입되는 투신의 매수와 더불어 자문형 랩 계좌가 상당수 포함된 개인 매수는 코스피 하방 경직성 형성 및 추가 상승의 기본적 전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아직 대량 매도는 아니지만3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는 개인 매도는 앞으로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제한적 매도에 국한된 외국인 매매, 유출입은 있지만 매수와 매도를 순환하며 보여주는 투신과 개인의 움직임은6월 이후 지속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은 코스피가 재상승 국면으로 좀더 가까이 가고 있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상승으로 가는 디딤돌이 견고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다양한 경제지표와 정보들이 혼재되어 나오는 상황에서 향후 방향성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정보들을 짜맞추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그 원인 중 하나이다.
정해진 답이 아니라면 주관식으로 답을 적는 것이 낫다
인터넷 활용이 보편화 되고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양질의 다양한 경제정보들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서 경제지표와 글로벌 경제뉴스에 기반한 분석은 보통의 시장 참여자들에게도 이미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며 또한 시장전망의 기본적 접근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지표와 뉴스들을 서로 연결 짓고 거기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너무 쉬워지고 또 일부 피상적으로 된 부분이 있으며, 이로 인해 지표와 뉴스에만 지나치게 의존하여 마치 객관식 문제의 지문에서 답을 찾는 형식의 분석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처럼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고 컴퓨터를 통한 정보처리 능력이 확장 되지 않았던 시기의 정부나 학자, 연구소들의 지표제작환경에서는 지표의 종류가 적고 제작기간이 길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표가 나온 원인을 분석하는 데에도 현재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지표 자체가 주 는 시사점 또한 현재보다 더 크지 않았나 추정해 본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EU, 중국, 일본 그리고 여타 지역에서 발표하는 경제지표는 그 수와 빈도에 있어 과거보다 더 풍부해지고 찾아 보기도 쉬워져서 분석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종류와 빈도가 많은 만큼 지표의 분석이 지표의 단순 수집과 나열, 그리고 거기에 따른 다소 규격화된 전망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다.
지표가 보여주는 숫자 자체에 의미를 더 부여하게 되는 이유에는 지표의 예상치를 추정하여 예상치 부합, 상회, 하회 등으로 지표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인데, 설문조사 방법 또한 용이해진 것이 하나의 이유로 볼 수 있다. 비록 대부분의 설문조사가 비록 경제학자 등 전문가pool을 대상으로 하지만e-mail 혹은 전화 등으로 짧은 기간에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깊은 분석을 통한 예측이라기 보다는 당시 경기상황에 따라 유동적, 가변적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전망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지표의 의미는 정보 사용자의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너무 흔한 예가 되겠지만 지난5월 중국 산업생산과5월 미국 소매판매액지수는 절대치가 아닌 예상치 보다 높고, 예상치 보다 낮지 않았기 때문에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예상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정보 예측력 측면에서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지표의 미세한 숫자 자체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어 오히려 중, 장기 예측력을 감소시키고 시장 대응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또한 다양한 글로벌 경제지표가 발표되고 거기에 따른 수많은 뉴스와 분석이 여러 매체를 통해 광범위하게 긴 시차 없이 전달되므로 과거와는 달리 경제지표 수치 자체가 경제주체의 행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제의 실질이 경제지표와 지표관련 정보에 영향 받은 경제주체의 심리에 다시 영향 받는 상황을 배제하기 어렵다. 기존 정보가 참여자들의 행동에 이미 반영 되어 있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은 주식시장에서만 통용되었지만 직관적으로 보았을 때 지금은 실물경제 흐름에도 일부 반영이 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보고, 지표의 수치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할 경우 경제실질이 일부 왜곡될 가능성도 같이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학자도 필요하지만
다소 길게 얘기 했지만 정리해 보자면, 첫째, 경제지표의 수와 발표 빈도가 많은 상황에서 지표의 단순 수집 및 수치 분석은 다소 규격화된 전망을 이끌어 낼 수 있고, 둘째, 예상치를 기준으로 하는 지표 평가는 지표의 수치자체에 더 집착하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셋째, 경제지표와 관련 정보의 접근성과 확산속도로 인해 지표자체가 경제실질에 주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수치만을 강조할 경우 경제실질에 일부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미국의 경제지표, 유로존의 움직임, 중국 경제정책 및 몇 몇 지표들만 놓고 본다면 글로벌 경제와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지표의 나열과 수치 제시보다 즉 ‘무엇’ 이 중요한 것 보다 이러한 수치가 나온 원인 즉 ‘왜’ 와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로 논의가 집중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여부에 분석의 관점을 확장시켜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비관론자들의 자신감을 올려주는 지표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택가격 지표가 낮고 실업률이 계속 높기 때문에 더블딥이 올 수도 있다’ 는 분석보다 왜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며 어떻게 이것을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해결, 대안, 아이디어, 해결 의지와 능력 여부 측면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현재 미국경제의 경우 ‘훌륭한 경제학자’ 보다는 ‘뛰어난 경영학자’가 더 필요한 국면일 수 있다.
경제지표는 반드시 필요하며 또한 분석의 기반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많은 지표와 정보 속에서 방향성을 잡아가며 예측력과 대응력을 가져가기 위해서 분석의 다양한 시각을 적용하는 것 또한 필요해 보인다. 지표로 보는 객관식 답보다 지표에서 보는 주관식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선 더 효과적으로 보이고, 미국 경제의 경우 금융위기를 거치며 공적자금 투입 이후GM과 포드 자동차의 매출 회복이 보여주는 제조업 분야의 위기 극복능력, 시티그룹을 비롯한 미국 금융기관의 최악 상황 극복역량, 애플을 비롯한 미국IT 부문의 호조에서 보이는 첨단 산업 경쟁력 지속 등의 요인을 본다면 미국 경제전망에 대한 주관식 답안을 작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큰 범위에서 본다면 남은 건 주택부문이고, 유로존과 중국 경제에 대한 큰 흐름과 방향을 그려보는 것 또한 비슷한 접근이 가능하다고 보며, 이러한 관점이6월 이후 하반기 코스피 상승의 디딤돌이 견고해지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