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부담을 반영한 양호한 조정, 그러나 예상보다 큰 투신 매도
7거래일 만의 코스피 조정이다. 전일까지 코스피는 지난 11월29일 이후6주 연속 상승을 보이고 있는데2010년 코스피에서도6주 연속 상승(2010년9월부터10월까지 박스권 돌파 국면)이 가장 긴 상승이었고2009년도 에도8주 연속 상승이 가장 긴 기간 상승이었다. 그러나 당시는 미국 금융위기 이후 급락한 시점에서 나온 연속상승이었기 때문에6주 째 상승 국면에서 어제의 조정은 자연스러운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전일 조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다소 줄어들었던 투신의 매도 규모가 증가한 것인데, 어제 투신은 코스피에서1,882억의 순매도를 보였고 이는 작년12월23일 이후 가장 큰 규모이다. 2,000P 돌파 후 꾸준한 상승을 보였던 코스피가 주식형 펀드 환매 규모를 감소 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나온 전일의 투신 매도는 아직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의 시장 대응이 코스피 역사적 고점 근처에서 일단 위험을 줄이는 쪽을 선택하려는 소극적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후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 부근에서 단기조정을 보일 경우 매도규모가 커질 수 도 있다. 국내 유동성의 적극적 신규유입이 아직 이루어 지지 않는 주식형 펀드 수급의 공백기에선 기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매도 규모에 바로 반영될 것이다. 주식형 펀드에 대해서 좀더 살펴보자.
증권사가 아니라 은행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2007년과2008년 코스피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주식형 펀드로의 국내 유동성 유입이었다. 주식형 펀드는 크게 적립식 펀드와 거치식 펀드로 나눌 수 있는데 주식형 펀드 급증의 출발은 2005년 시작된 적립식 펀드의 열풍이었고 이후 거치식(보통 가입금액의 규모가 큰) 주식형 펀드로 그 흐름이 확산되었다. 2006년2007년 적립식 펀드(월 정액 납입식 과 자유적립식) 설정 잔고는 연100%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보여주었고2008년에도31% 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는데 금액으로 보면2005년 약14조에서2008년 말 기준 약76조 정도로 급증한 것이다. 적립식 펀드는 처음 증권사의 은행적금상품 대응 상품으로 출발했는데 몇 몇 증권사의 적극적 마케팅에 힘입어 서서히 가입자 수가 늘어났지만 은행권의 적립식 펀드 판매가 본격화 되며 실질적인 적립식 펀드 열풍이 시작되었다. 실제로2005년 적립식 펀드 은행판매 비중은63%에서2006년2007년에는 각각72%, 77% 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판매경로는 거치식 주식형 펀드에서도 드러나는데2005년부터2007년 까지 연 평균15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주식형 펀드판매에서 은행판매 비중은 48%에서59%까지 올라간다.
결국2007년 주식형 펀드 열풍의 중심에는 증권사가 아니라 은행이 자리잡고 있다고 해도 크게 잘못된 표현이 아니다. 더욱이 증권사 주식형 펀드 판매도 몇 몇 증권사로의 쏠림 현상이 있었음을 감안해볼 때 은행 창구를 통한 주식형 펀드 판매가 당시 시장을 주도한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이러한 판매 경로가 주식형 펀드 환매에 몇 가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다.
첫째, 은행을 통해 판매된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경우 은행거래 고객과 직원이 느끼는 압박이 증권사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은행은 확정금리 상품을 주로 판매) 펀드 수익률이 어느 정도 회복되거나 약간의 플러스 수익률 상태가 될 경우 직원과 고객이 환매 욕구가 증권사보다 더 높을 수 있다.
둘째, 은행 판매직원의 주식시장 대응력이 증권사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에 대한 적극적 예측 및 의견제시가 잘 이루어 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은행권에서 주식시장 대응력 강화 차원의 직원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식시장 대응력을 교육으로만 향상 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셋째, 은행을 주로 거래하는 고객의 기본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 환매 후 다시 주식형 펀드 상품에 재 투자하는 데에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대체 할 수 있는 특판 예금 상품을 은행권에서 제시 할 경우 주식형 펀드에 대한 매력은 그 만큼 감소할 수 있다.
실제로2009년3월 이후 2010년10월까지 코스피 상승구간 중 증권사를 통해 환매된 주식형 펀드는 8조 가량인데 반해 은행을 통한 환매는20조 가량이며, 2010년 에는 증권사를 통해 일부 기간 중 주식형 펀드가 증가한 시기도 있었던 반면 은행을 통해선 지속적으로 환매가 되었다. 이 기간 중 증권사 채권형 펀드와 은행 단기 예금 잔고 증가율이 증가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은행에서 환매된 주식형 펀드 자금은 예금에 거의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증시 전망은 증권사에서 나온다
주식형 펀드 지속 환매는 현재 외국인 매수에 경도(傾倒) 되어 있는 국내 주식시장의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지만 억지로 해결할 수 도 없는 상황이다. 단 당사를 비롯하여 국내 증권사들의 더 정확하고 자신감 있는 주식시장 분석력, 예측력 그리고 대응력이 지속적인 주식형 펀드 환매를 유발하는 위험회피 심리와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불확실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은행 거래 투자자들을 주식시장으로 다시 오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2011년 코스피 재평가 및 하방 변동성 감소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더욱 그렇다.